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21세기 명실상부한 자이언트 클럽 중 하나이다. 네임밸류를 통틀어 구단 전체의 가치를 보더라도 항상 Top5안에 드는 축구 클럽이다. 박지성과 호날두, 루니가 뛰었으며, 김민재의 이적설이 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국내에도 아주 친숙한 축구 클럽이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이후 맨유는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강력한 리더십을 잃은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것을 시작으로 구단 행정적인 문제도 불거지기 시작했다. 팬들은 현재 맨유의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을 극도로 싫어하며, 퇴진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 재임 시절, 팬들의 구단주 퇴진 시위에 대하여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팬들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팬들의 오랜 염원 중 하나인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맨유 재건의 시작은 에릭 텐하흐 감독이 서막을 연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팬들의 두 번째 염원인 글레이저 구단주의 퇴진은 머지않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현 구단주 : 글레이저 가문
맨유의 구단주를 말할 때, 흔히 우리는 글레이저가 아니라, 글레이저 '가문'이라고 말한다. 즉, 글레이저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글레이저 가족의 것이다. 그중에서도 조엘 글레이저, 맬컴 글레이저, 아브람 글레이저가 구단 행정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2003-2005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분을 끊임없이 매입한 글레이저 가문은 2005년이 되어서 총 약 14억 7000만 달러 (1조 5천억 원)에 맨유 지분의 약 75%를 확보하면서 맨유의 최대 주주가 된다. 문제는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의 지분을 차입 매수 방식으로 인수를 하였으며, 이에 대한 부채를 모조리 맨유 수익에서 상환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차입 매수 : 매물의 수익을 담보로 대출) 이러한 행태는 팬들의 불만을 야기하기 시작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첼시와 맨시티는 각각 아브라모비치와 만수르의 자본을 등에 업어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며 투자를 하는데에 반해 맨유의 수익은 대부분 대출 상환에 쓰고 있기 때문이었다.(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필요할 땐 돈을 확실히 쓰긴 했다.) 글레이저는 맨유의 티켓값을 올리고, 호날두를 이적시킨 시즌에도 이적료 예산을 낮추자, 맨유팬은 글레이저에 대항하기 위해 'FC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를 결성하기도 했다. 말콤 글레이저는 14년 87세를 향년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어쩌면 맨유는 말콤 글레이저 시대가 나았을 것이다. 말콤 글레이저는 구단 운영의 거의 전권을 퍼거슨에게 위임하며 맨유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다. 말콤이 세상을 떠나고, 에이브럼과 조엘 글레이저가 맨유를 물려받으면서, 그들은 그들의 수익 극대화에 더욱 불을 켰다. 우드워드 부사장은 스폰서를 기막히게 물어오며 맨유 수익성 개선에 큰 공을 세웠으나, 이해하기 힘든 초보적인 이적시장 운영으로 맨유의 패닉바이와 함께 선수단 불균형을 만들었다. 특히 조엘 글레이저는 오프사이드 룰을 이해하는데 2년이나 걸렸다는 조롱이 있을 정도로 축구에 큰 관심이 없다. 퍼거슨의 은퇴 이후, 맨유의 성적마저 곤두박칠 치자 맨유 팬들의 시위는 더욱 잦아졌고, 그 수위 또한 높아졌다. 글레이저 가문은 이러한 팬들의 시위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으며, 결국 맨유 구단을 매각하기로 결정하였다. 다만, 그들이 원하는 조건에 다달해야만 매각한다는 조건부 매각 의사이다.
- 자신이 원하는 금액에 도달해야 할 것(60억 파운드 희망 : 약 9조 6,000억)
-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여 맨유의 경영 및 수익에 영향을 유지할 것
유력 후보 1 : 셰이크 자심
- 카타르 8대 국왕
- 재산 : 약 5,617억 달러 (약 753조 6,600억 원)
- 총 55억 파운드 5차 비드에서 최후통첩 (약 8조 8,338억 원)
- 맨유 지분 100% 인수
카타르의 8대 국왕으로 파리 생제르망(PSG)의 구단주이다. 단, 구단 운영은 나세르 회장이 거의 전권을 맡고 있다. 셰이크 자심은 카타르 자본을 앞세워 맨유를 인수하려 하고 있다. 맨유 인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셰이크 자심은 5차 비딩에서 55억 파운드에 맨유 지분 10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최후통첩을 날렸으며, 이 제안을 거절할 경우 맨유 인수전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글레이저 가문은 2차 비딩에서 셰이크 자심과 짐 랫클리프의 제안에 2주간 회신을 하지 않다가, 3차 비딩을 열어버린다. 또한, 셰이크 자심의 4차 제안에도 묵묵부답으로 있자, 셰이크 자심 측에서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 최후의 비딩을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 지분에 미련을 강하게 가지고 있어서 일부 지분을 매입하고자 하는 랫클리프가 유력한 것처럼 보였으나, 최근 셰이크 자심과의 거래가 마무리 조율 단계에 있으며, 셰이크 자심이 무난하게 인수할 것으로 점쳐진다.
셰이크 자심이 맨유를 인수하는 경우엔 논란이 생길 수 있는데, 셰이크 자심은 이미 PSG의 구단주라는 것이다. PSG와 맨유 모두 UEFA(유럽 축구 연맹) 소속이라 같은 구단주가 두 축구 구단을 운영하는 경우 UCL 유럽대항전 출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셰이크 자심은 이번 맨유와 파리생제르망의 구단주는 엄연히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셰이크 자심은 PSG를 인수할 때, 카라트 국영 투자청(QSI)을 통해 인수를 진행했다. 즉, PSG의 구단주는 QSI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 맨유 인수는 QSI와 전혀 관련 없는 민간 자본을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PSG의 구단주와는 전혀 다른 주체라는 것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 PSG 구단주 : 카타르 국영 투자청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주 : 셰이크 자심의 민간 자본
유력 후보 2 : 짐 랫클리프
- 잉글랜드 이네오스 기업의 C.E.O
- 재산 : 약 282억 달러 (약 32조 2,157억 원)
- 약 30억 파운드(약 4조 8,184억 원) 제시
- 맨유 지분 일부 인수 + 글레이저의 지분 일부 인정
짐 랫클리프는 영국의 최고 부자로 석유 화학 기업인 이네오스의 C.E.O를 역임하고 있다. 맨유 입찰 초기에는 대부분의 여론이 셰이크 자심보다 짐 랫클리프가 인수를 하는 쪽에 쏠려있었다. PSG, 맨시티, 첼시 등 유럽 축구에 중동 자본이 들어오면서 시장의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으며, 돈으로 역사를 산다는 이미지가 강한 중동 자본에 팔리느니, 정통을 지키는 잉글랜드 출신 구단주가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레이저 가문이 쉽사리 맨유를 놓아주지 않고, 5차 비딩까지 가며 인수액이 높아지자 짐 랫클리프는 자충수를 두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이 맨유 팬들이 글레이저 가문에 싫증이 난 것은, 지나친 부채 비율과 방만한 경영이었다. 이로 인해 글레이저 가문에 대한 반발심은 극에 달아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가운데, 입찰이 진행될수록 랫클리프는 카타르 자본에 대항하기 위하여 J.P모건에서 대출을 받는다거나, 심지어 글레이저 가문의 지분을 50.1% 인정을 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레이저 가문의 지분을 인정해 주는 것은 글레이저 가문 입장에선 대단히 매력적인 제안이지만, 팬들의 입장에선 대단히 경악스러운 제안이다. 맨유의 팬으로 알려진 랫클리프는 맨유 인수전 초기에 본인이 맨유 팬임을 어필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맨유의 팬이 글레이저와 맨유를 나눠갖겠다고 하니, 팬들의 여론은 극도로 악화되었다. 팬들은 랫클리프가 맨유를 인수할 경우, "글레이저 + 글레이저보다 독한 놈"이 온다며 차라리 카타르 자본이 들어오는 것을 오히려 환영하게 되었다. 또한, 맨시티가 장기간 프로젝트로 트레블을 이룩하며 예상외로 탄탄한 브랜드를 구축한 것도 카타르에 대한 이미지 세탁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확실히 세상이 변하긴 변했다. 다행히도 현재 상황으로만 본다면 짐 랫클리프는 셰이크 자심에 대항하였던 맨유 인수전의 유력 후보정도로 기록될 것이다.
이로써 길고 긴 인수전이 끝나고, 글레이저 가문은 약 18년 만에 맨유의 소유권을 매각하게 되었다. 셰이크 자심의 맨유 인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13일 맨유의 주식은 약 13.75% 상승하였다. 셰이크 자심이 맨유를 인수하면 글레이저 가문은 2005년에 맨유 지분의 75%를 14억 7,000만 달러에 매입해서, 2023년에 지분 100%를 55억 파운드에 파는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것이다. 글레이저 가문은 끝까지 맨유 지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것을 보면 확실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브랜드가 엄청나고, 그로 인한 수익마저 막대한 것으로 보인다. 텐하흐 감독은 추락하는 맨유 선수단을 빠르게 정비하며 서서히 과거의 위용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이번 맨유 인수전으로 행정적인 지원까지 받은 맨유가 과거와 같은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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